해안누리길 현황
우도 해안도로
제주도 본섬 동쪽 바다에 우도가 떠 있다. 우도는 이중섭의 그림에 나오는 우직한 소를 닮은 듯한 형상의 섬이다. 몇 만 년 동안 물 위에 떠 있는 소의 잠을 깨워보려는 마음을 싣고 성산항을 출발, 우도로 향한다. 시집간 막내딸네를 찾아가는 어머님의 마음처럼 가슴이 설렌다. 우도로 가는 배의 갑판 위에서 성산 일출봉과 한라산을 바라보니 거친 물살에 떠밀려가지 않고 이렇게 살아남은 우도의 생존 본능이 강하게 느껴진다. 성산포항을 출발한 지 15분쯤 흘렀을까, 우도에 다다르자 여행객들을 가장 먼저 반겨 주는 건 좁은 골목 사이로 집집마다 내걸린 태극기다. 항구 한 켠에는 스쿠터, ATV, 전동카 등 다양한 ‘탈것’들이 우도 일주를 ‘돕겠다는 정신’으로 도열해 있다. 우도에는 자유분방함이 넘쳐난다. 파란 잔디밭을 가로지르며 우도봉을 오르는 성급한 순례자, 스쿠터를 타고 해변도로를 신나게 달려가는 연인들, 전동카에 몸을 싣고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족들, 길 위에서 바다 풍경에 취해버려 사색에 빠진 나 홀로 도보여행객들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우도를 즐긴다. 우도 방문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빈백사로 알려진 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오자 탄성을 지르고 만다. 에메랄드빛의 화려한 농담이 바다 위로 번지는가 하면 백옥처럼 하얀 모래사장 덕에 마치 남태평양의 리조트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다. 서빈백사의 신비스런 하얀 모래사장은 자연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우도와 성산포사이에 서식하는 홍조류가 광합성을 하고 나면 찌꺼기가 남는다. 그 찌꺼기들이 이처럼 아름다운 홍조단괴를 형성한다니 우리들은 늘상 자연에 빚을 지고 살아간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하우목동항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은 그다지 붐비지 않는다. 뚜벅뚜벅 걸어가는 여행객들에게 친절한 안내자는 낮은 돌담이다. 숱한 바람을 극복하기 위한 제주도 사람들의 지혜가 저 돌담마다 서려 있다. 해안길 한 켠에서 우뭇가사리를 널고 있는 나이 든 해녀가 보인다. 등이 굽은 그 해녀의 묵묵한 손길은 오늘도 햇살에 검게 타고 있다. 가까운 바다에서는 쉬익쉬익 숨비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기도 한다. 까만 잠수복을 입고 수중 발레를 하는 것 같지만 그것은 부지런한 잠녀들의 억척스런 물질이다. 주홍색 태왁에 의지한 그들의 물질에 시선을 주면서 천천히 걷다보면 발걸음은 돈짓당에 닿는다. 돈짓당은 ‘바다를 다스리는 신령을 모시는 마을 수호신’으로 그들의 무사안녕, 풍어를 기원하던 곳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2월에 영등제, 7월에 백중제, 8월에 용왕제의 당제를 봉행했으나 지금은 상시의례를 지낸다고 한다. 돈짓당 안에는 의례를 지낸 흔적도 보인다. 답다니탑에 이르면 그 허름해진 모습에서 세월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답다니탑은 연대와 흡사하게 생겼다. 하지만 연대가 관찰과 신호를 했다면 답다니탑은 관찰만 했던 곳이다. 답다니탑과 망대는 제주도의 근대사에서 잊을 수 없는 1948년 4·3사건 때 쌓여진 것이다. 가슴 아픈 역사의 소용돌이가 탑돌에 채색되어 있는 듯하다. 슬픈 역사의 한 장면을 훨훨 해풍에 날려보내자 파도소리를 타고 풋풋한 이야기가 실려온다. 삼양동 해녀탈의장에서 만나는 영화 <인어공주>의 영상이다. 딸들은 왜 엄마에게도 아름다운 청춘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일까? 엄마의 답답한 삶을 갑갑해하던 딸. 젊은 날 엄마의 꿈과 사랑이 우편배달부의 자전거 바퀴처럼 빠르게 스쳐갔던 영화였다. 아련한 영상을 뒤로하고 길을 나섰다. 그리고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육지로 올라와 젖은 몸을 말리던 불덕을 만났다. 불덕은 ‘불을 피우는 자리’라는 제주 방언이다. 이중돌담으로 쌓여진 불덕 안에서 불을 피워 몸을 말려가며 고단한 삶을 달래기 위해 노래도 불렀을 것이다. 흥얼거리는 노랫가락이 메아리처럼 들려올 것 같은데 이제는 불덕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현대식 탈의장들이 들어서고 있어 한편으로는 아쉽다. 우도가 결코 살기가 만만치 않았다는 사실은 곳곳에 자리한 방사탑에서도 엿볼 수 있다. 풍수지리설에 따라 기운이 허한곳이나 불길한 징조가 보이는 방 위에 탑을 세워 그 기운을 몰아내고자 했던 것이 바로 방사탑이다. 하고수동의 방사탑에서는 지금도 수호신들의 주문이 흘러나오는 것 같다. 우도의 남서쪽에 빛깔 고운 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이 있다면 북동쪽에는 하고수동 해수욕장이 있다. 하고수동해안의 넓은 백사장에 들어서면 뚜벅뚜벅 걸어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그 푸른 물에 발을 담그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하얀 발이 푸른 잉크빛으로 물들 것만 같다. 비양도 근처의 호밀밭 풍경은 도보순례객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해준다. 제주도 서부에도 비양도가 있지만 우도의 부속 섬 중에도 비양도가 있으니 우도 여행자들은 잠시 혼란스러워지기도 한다. 검멀레 해수욕장에서는 이름 그대로 검은 모래사장과 검은 절벽을 만나게 된다. 검푸른 바다 위에 한 척의 보트가 흰 거품을 풀어내며 커다란 고래가 살았다는 ‘콧구멍’ 동굴 주변을 선회한다. 전설과 절경이 어우러져 우도 산책은 절정에 이른다. ‘섬머리’라 불리는 우도봉에서는 우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한라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하다. 우도 등대에서 산책로를 따라 돌칸이해변으로 내려가다 보면 이번에는 노란 잠수함이 떠 있다. 우도의 바닷속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소의 여물통 자리에 있다 하여 돌칸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 해안은 현무암과 먹돌, 하얀 돌이 깔려 있어 색다른 빛을 띤다. 이 주변에서는 썰물 때가 되면 물이 빠진 자리에 한반도 형상을 한 바위인 ‘여’를 볼 수 있다니 더욱 신비스럽다. 돌칸이에서 천진항 방면으로 방향을 잡아 걷는 중 우도의 지석묘를 만난다. 선사시대에도 사람이 살았다는 증거인 지석묘를 보는 순간, 조선 초에 처음으로 우도에 사람이 살게 되었다는 사실에 다소 의문을 품기도 한다. 다시 천진항으로 돌아가는 길엔 양귀비꽃과 크림슨 클로버가 검은 현무암 탑들과 어우러져 환송 퍼레이드를 펼치는 것 같다. 꼭 다시 찾아오라고 말이다. 천진항 앞에 이르러 잠수복을 입은 잠녀상과 우도 해녀항일운동기념비를 다시 쳐다본다. 일제 강점기 동안 고단한 삶 속에서도 나라를 향한 애국심과 마을을 지키려는 애향심이 얼마나 강렬했던가를 보여주는 기념비다. 아름다운 우도를 지키기 위한 그들의 열망이 집집마다 내걸린 태극기에도 가득 묻어 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우도 해안도로 일주를 마치고 도항선에 오른다. 우도에서 서서히 멀어지자 귓가에는 우도면 전흘동 출신의 해녀 강관순이 지었는 ‘해녀의 노래’가 파도소리에 섞여 들려온다.
기본정보
| 누리길명 | 우도 해안도로 |
|---|---|
| 지 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 소요시간 | 300분 |
| 거 리 | 17㎞ |
| 난이도 | 매우 |
| 코스경로 | 하우목동항~(3km)천진항~(2km)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1km)하우목동항~(2km)답다니탑~(2km)하고수동 해수욕장~(3km)검멀레~(1.5km)우도봉 정상~(1.5km)돌칸이 해안~(0.5km)고인돌~(0.5km)천진항 항일해녀기념비 |
편의시설
| 화장실 | 하우목동항, 하고수동해수욕장, 비양도, 영일동항, 돌칸이해변, 천진항, 서빈백사해수욕장 인근 14개소 |
|---|---|
| 식 수 | 없음 |
| 매 점 | 해수욕장, 천진항 등에 슈퍼 있음 |
교통편
| 가는 방법 | 성산항 ↔ 천진항 / 하우목동항, 성산항 대합실(064-782-5671) |
|---|---|
| 오는 방법 | 천진항, 하우목동항 ↔ 성산항, 천진항 대합실(064-783-0448), 하우목동항 대합실(064-782-7730) |
| TIP | 우도에는 천진항과 하우목동항이 있다. 어디에서든 걷기 여행을 시작해도 좋은데, 우도봉에는 꼭 올라보자. 무엇보다 ‘우도8경’을 놓치지 말자. ‘달그리안’으로도 불리는 ‘주간명월’에서부터 밤바다에 뜬 어선의 불빛을 일컫는 ‘야항어범’, 천진항에서 한라산을 바라본다는 뜻의 ‘천진관산’, 우도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을 말하는 ‘지두청사’, 제주도 동부 해안에서 바라보이는 우도 전경을 가리키는 ‘전포망도’, 우도봉 남쪽의 해안절벽을 지칭하는 ‘후해석벽’, 후해석벽 동쪽의 절벽 아래에 뚫린 ‘동안경굴’, 그리고 홍조단괴해빈인 ‘서빈백사’ 등 아름다운 절경을 품은 우도8경을 둘러보도록 하자. |
여행정보
| 문의처 | 우도면사무소 064) 728-4321 |
|---|---|
| 여행정보 안내 | http://www.jejutour.go.kr, http://www.jejusi.go.kr/contents/index.php?mid=61 |